담임교사에 문서 요구와 협박성 발언… 학부모 겸 동료 교사의 부당한 압박
학부모 겸 동료 교사, ‘자녀 사안 해결’목적으로 전교생 대상으로 ‘경고성’ 인성교육
전남 구례의 한 초등학교에 재직중인 A교사가 같은 학교에 재학중인 자신의 자녀 담임인 B교사에게 부당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전남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신안, 이하 전남교사노조)에 제보한 B교사의 증언에 따르면, A교사가 지난 4월부터 본인 자녀 C에 대한 특별한 요구 사항을 전화, 문자, 교실 방문 등을 통해 수시로 전달하며 압박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A교사는 자신의 자녀에 대한 특별한 요구 사항을 담은 문서를 담임인 B교사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이를 이행 후 결과까지 보고하기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월 2일, 구례 모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D학생이 C학생에게 "C는 야채를 싫어해"라고 말했으며, 잠시 후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려던 중 손등을 1회 때린 일이 발생했다. 담임교사 B는 즉각적으로 이를 발견하고 학생간에 사과를 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그러나 C학생의 학부모이자 동료 교사인 A는 이 일을 언어폭력 및 고의적 폭력으로 규정하고, B교사에게 집단 상담, 교실내 지도, D학생의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학부모 연락을 요구했다. 또한, 이같은 자신의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며, 이행 상황을 문자로 보고할 것을 문서로 B교사에게 전달했다.
담임교사 B는 학부모이자 동료교사인 A의 요구를 이행하고 사안을 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이틀 후 A교사는 다시 문서를 제시하며 요청 사항을 이행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요구했다. 이같은 요구들은 약 한 달간 지속됐다고 한다.
이후 A교사는 자신의 자녀 C가 학교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할 때마다 B교사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해 빠른 응답을 강요했다. 또한, A교사는 자녀에게 피해를 준다고 여기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료 교사들과의 사전 협의 없이 전교생을 불러 모아 '인성교육'을 명목으로 고성을 지르며, 자녀 C의 사례를 간접적으로 언급하고 해당 행위가 ‘학교폭력일 수 있다’며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이외에도 A교사는 B교사에게 '자신의 자녀인 C를 우유급식 당번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하거나, 영어체험학습 신청과정에서 신청서가 누락됐다고 항의하고, 자신의 자녀가 못가면 다른 학생들도 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담임교사를 1년 내내 맡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신문고에 제보할 것이라는 등 협박성 발언을 하거나, 같은 학교 교사의 지위를 이용해 사전 약속 없이 B교사의 교실을 자주 방문하며 상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B교사는 이같은 A교사의 반복적인 부당한 요구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동료 교사들에게 호소하고 학교장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미온적인 대처로 인해 오히려 더 큰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
B교사는 A교사의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로 교육지원청에 신고했고, 교권보호위원회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재 B교사는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병가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교사노조는 이같은 B교사의 주장에 대해 ▲교육지원청의 철저하고 공정한 사실조사 ▲ B교사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 조치 ▲A교사에 대한 엄중 처벌 ▲가해자와 피해자의 적극적인 분리 조치 ▲학교장의 부실 대응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