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향해 날다: 5일 마지막날: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
목포교육지원청(교욱장 정대성)이 중학생을 대상으로 '목포에서 세계로, 지역史와 함께하는 목포형 독서인문학교'를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신안비치호텔 및 목포일원에서 운영해 호응을 얻었다. 30일 개식사에서 정대성 교육장은 "이번 독서활동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발전시킬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첫째날:김민환 작가 등대읽고 '역사적 의미 토론활동 첫날 7월 30일은 주제도서인 ‘등대(김민환 작)’를 읽고 질문만들기 활동을 진행했다. 한권의 책을 읽고 다섯 권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독후활동 전략으로 등장인물을 분석하고 소안도 앞 등대를 부수는 일이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려는 즈음에 어떤 역사적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접근했다.
‘등대를 부수는 일은 왜 등대를 세우는 일인가‘, ’소안도 의병들이 일본이 건립한 등대를 부수는 결심을 할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일까‘, ‘소안도가 입조도로 불리는 까닭은 무엇인가’ 등등 많은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미유키가 서진하에게 등대가 일본인을 위해서 세워졌다는 것을 알려준 이유는 무엇일까’, ‘1900년대 우리의 적은 내부에 있었을까, 외부에 있었을까’, ‘홍동연은 돈도 많고 의술도 뛰어난 사람인데 굳이 동학도를 밀고한 까닭은 무엇일까’, ‘권력은 어떻게 행사해야 할까는 주제로 4모둠으로 나눈 후 월드카페 토론을 펼쳤다.
전라남도목포교육지원청 순회사서교사들이 모둠 지도교사로 학생들이 역량을 잘 드러내도록 구체적으로 지도해 모든 학생들이 발언권을 얻어 고루고루 표현력을 향상시켰으며 활동 후 글쓰기에서 훌륭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둘째날: 주제 도서 깊이 들여다 보기 '인물 파워 인터뷰, 우리 시대 문제 역사적 해결하기'
7월 31일은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 네 명을 선택해 역할을 정해 파워인터뷰를 실시했다. 등대를 부수는 주역인 서진하, 서진하의 연인 미유끼, 소안도 등대사건의 실제 주인공 이준화, 그리고 미유키의 아버지 시라이상을 학생들이 선택했고, 역할을 맡은 학생들은 등장인물의 심리를 잘 파악해 질문에 유창하게 대답했다.
조선인 서진하가 일본인 미유키를 사랑한 것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질문이 쏟아졌고, 이준화가 총을 맞고 사망하게 될 때의 심정과 이미 출산을 하다가 먼저 사망한 부인을 저승에서 만난 어떤 회포를 풀었는지 다채로운 상상력을 펼쳤다. 일본인이면서 조선을 옹호하고 조선과 일본이 공존해야 한다는 시라이상을 일본시민을 대표해 식민정책을 비판하는 질문도 이어졌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역할을 맡은 네 명의 학생들은 발표력이 향상되고 예기치 않는 질문에 대한 답을 마련하면서 문제해결력이 길러져서 표정이 자신감이 넘쳐났다. 오후에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문제를 제시하고 그 중 하나를 골라서 역사적 방법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토론활동을 펼쳤다.
양극화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현대적인 진대법 실행, 마약을 퇴치하기 위한 선조들의 방법 찾기, 물가 폭등을 막기 위한 일제강점기 물산장려운동 부활 등을 제시했으며 청소년들의 판매금지 물품을 효율적으로 규제하는 방법에 대해 대안을 제시했다. 또한 한 시간은 작품 합평회 시간을 가져 자신의 작품을 다시 퇴고했다.
제2부 목포에서 역사를 일으키다: 3~4일 셋째날: 목포 지역 답사 및 작가와의 대화
8월 1일은 목포지역 근대사 답사를 실시했다. 목포문화원에서 지역사회의 문제를 첨예하게 해결했던 여러 거지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목포지역의 숙원 사업이었던 식수를 해결하기 위한 노블레스 오블리제가 곳곳마다 송덕비로 확인됐다.
선교사들도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샘을 팠고, 그 흔적이 정명여고에 남아 있어서 채프먼 우물을 견학했는데 그 샘의 이름은 한국에 파견나온 간호사의 이름을 딴 것이다. 목포지역은 유달리 부를 지닌 분들의 후원으로 샘을 팠고, 일제강점기에 강제동원돼 목숨을 잃은 분들의 유골을 모셔다가 무덤을 만들어 주는 일들이 많아서 학생들에게 크게 귀감이 됏다.
특히 목포지역 민주화 운동에서 약사이신 안철선생님의 활약과 80년대 목포지역의 기독교 장로회 목사님의 활약도 뜨거웠던 것을 확인하며, 목포역에서 86년 5.18 진상규명을 외치며 분신자살했다는 강상철 열사와 80년 5.18운동 중에 도청에서 사망한 박진홍 열사에 대해 알게 됐다.
또한 목포역에서 시민과 학생들의 민주화 모임이 활발하게 이뤄져 목포역 건물과 광장이 5.18사적지로 지정된 점도 알게 됐으며 일제강점기에서 많은 독운동가를 가뒀던 교도소 자리와 강제노동 착취를 볼 수 있는 방공호 견학을 통해 국권을 잃은 국민들의 치욕을 체감했다.
답사를 마치고 오후 4시에 영재원에서 등대의 작가 김민환을 초대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작가님은 동학이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이끈 정신적 지주였다는 것을 설명하고 3.1운동, 광주학생운동, 518, 촛불혁명을 이끈 정신이 바로 척양척왜를 외쳤던 동학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작가가 가장 정성을 들인 인물이 누구냐고 물었고, 왜 일본인 미유끼를 등장시켰는지 질문했다.
김민환 작가는 일본 제국주의는 미워하되 일본인들은 미워하지 말라는 소안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작품에 반영했으며 일본인들 중에는 조선과 일본이 공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작품을 1909년 소안도에서 일어나 등대 습격사건을 모태로 창작됐기에 독립유공자가 많은 소안도의 민족에 대한 사랑과 그 실천을 배울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넷째날: 어떻게 계승할까? 우리 역사 문화
8월 2일은 3일 동안 활동한 우리 문화 역사에서 배운 점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를 모둠별로 토론했다. 5.18 역사문화재로 인정 받은 목포역에 대한 활용방안으로 민주화 운동을 알리는 안내판과 영상을 설치하고 문화행사를 열자고 주장했다.
특히 목포시의 인구 유입 방법으로 청년들이 목포시로 들어올 수 있도록 결혼장려금을 주자는 의견을, 정의로운 목포 시민 정신 계승 방법으로 시민상을 만들자는 제의를 하는 등 다양한 주장을 펼쳤다.
우리가 배운 역사적 문화답사 자료를 활용해 우리 고장의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시도는 학생들에게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데 매우 중요하며, 지구 소멸 현상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전남 지역에서 지역을 계발하고 지역 문화를 창조하며 지역에서 사는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인문학적 접근이 꾸준히 실시돼야 할 일이다.
오후에는 이제까지 활동한 경험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을 주제로 글쓰기 활동을 펼쳐서 안철, 박진홍 열사에 대한 간단한 평전과 5.18 선언문을 인쇄했던 성문단 인쇄소 할아버지를 소개하는 소설의 한 대목도 창작됐다.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다양한 장르의 문학작품으로 창작했고, 작품을 전시해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야간에는 가족을 초대해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역사 속의 현장에서 우리 가족의 경험을 주제로 한 컷의 그림을 그리도록 과제를 부여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귀여운 동생들까지 함께 하는 모습이 매우 정겨웠다. 식사를 마치고 삼학도항에서 크루즈는 타고 선상여행을 즐겼다. 밤하늘에 쏟아지는 불꽃을 보면서 학생들이 함성을 지르고 춤을 추어서 잊을 수 없는 낭만의 밤을 경험했다.
제3부 세계를 향해 날다: 5일 마지막날: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
8월 3일 마지막 활동은 역사적 배경에서 선조들의 활약을 그림으로 그리는 과정이었다. 이미 가족과 충분한 대화를 나눈 까닭에 역사적 사건을 겪었던 선조들에 대한 다양한 경험이 그림으로 창작되었다.
멀리는 증조할아버지의 6.25참전, 할아버지의 월남전 파병, 6.25때 헤어진 작은 할아버지를 이산가족 찾기에서 만났던 일, 5.18때 할머니가 광주시민을 숨겨준 일, IMF 금모으기 운동, 올림픽 응원 등등 다양한 경험이 한 폭의 그림으로 탄생했다.
우리의 동학혁명은 세계사가 유래를 찾기 힘든, 온 나라 백성들이 함께 한 생명 살림 운동이므로 그 정신을 잘 계승해 지구촌 세계 시민정신으로 발전시켜야 할 정신이다.
우리 고장의 근현대사 속에 깃든 민족 자존을 세우려는 사상과 약무호남(若無湖南) 시무국가야(是無國家也)-만약 호남이 없어진다면 국가가 없어진다는 이순신장군의 말씀처럼 어려운 시국에 분연히 일어나서 조국을 지켰던 선조들의 역사를 통해 호남인으로서 자긍심을 세우는 인문독서학교 활동이 마무리 됐다.
졸업식은 5일 동안의 산출물을 전시해 학부모님과 함께 감상했으며 이오진 신지효 학생의 사회로 진행되었는데 두 학생이 소감을 발표했다. 양요한 학생은 장래 사업가가 꿈인데 안철선생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본받고 싶었다고 말했으며 오지효 학생은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하여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대성 교육장은 학생들에게 일일이 졸업장을 전해 주며 독서가 삶을 바꿀 수 있음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독서활동에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