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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에 돌아보는 문해력 저하, 해결책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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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에 돌아보는 문해력 저하, 해결책은 무엇인가
  • 김광섭
  • 승인 2024.10.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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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교육칼럼니스트

몇 개월 전, SNS에서 어느 어린이집 교사의 글이 화제된 적이 있다. "우천 시 OO로 장소 변경이라고 공지하면 '우천시에 있는 OO 지역으로 장소를 바꾸는 거예요?' 하고 묻는 분이 많다"라면서, 요즈음 학부모의 문해력에 대해 우려를 표현했다.

우천(雨天) 시(時)를 '우천시(雨天市)'로 파악한 것이다. 우천은 그리 어렵지 않은 우리말이다. 한국어는 순우리말인 고유어와 한자어 그리고 외래어로 구성되어 있다.

순우리말은 그리움, 떨림, 설렘, 술, 얼굴처럼 본디 있었던 단어들이 한글이 창제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옮겨와 지금까지 생존하였기에 우리 입에 착 달라붙은 앙큼한 맛이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제578돌 한글날을 앞두고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 58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7일 공개한 ‘학생 문해력 실태 인식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어떻냐”는 질문에 ‘저하됐다’(53%), ‘매우 저하됐다’(39%) 등 과거보다 저하됐다는 응답이 91.8%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해당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의 비율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2%가 ‘21% 이상’이라고 답했다. ‘31% 이상’이라는 응답도 19.5%에 달했다. 글의 맥락과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도 46.6%으로 나타났다.

어려운 단어나 한자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의 비중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7.1%가 ‘21% 이상’이라고 답했다. 도움 없이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는 답변은 30.4%,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시험을 치르기조차 곤란한 학생이 21% 이상이라는 답변은 21.4%였다. 이것이 바로 학력 저하와 관계가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글은 무엇인가? 자음과 모음으로 구성된 24자가 한글이다. 한글은 영어의 알파벳처럼 음을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표음문자이다. 반면 한자는 음뿐만 아니라 뜻까지 표현하고 있기에 표음에 추가하여 표의문자라고 일컫는다.

한글은 24자이기에 쉽고 빨리 배울 수 있다. 하지만 한자어는 삼국시대부터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새로운 단어의 조어가 필요할 때 한자의 글자를 따다가 새로운 문자로 만든 단어로 삶이 복잡해지고 다양해져 가면서 새로운 단어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한국어를 익히는 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 

한국어 어휘 속에 수많은 한자어가 있기 때문이다. 문자로서 한글은 뜻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별도로 한자어의 속뜻을 모르면 적절한 어문 생활이 불가능하다. 교육현장에서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이 없으니, 가정 나름대로 한자와 한문 공부를 대책으로 삼는다.   

한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문해력과 일치하지 않는다. 실제 학생들의 문해력이 부족해 난감했던 사례를 묻는 질문에는 “금일(今日)을 금요일로 착각했다”, “‘왕복 3회’라고 했는데 ‘왕복’을 이해하지 못함” 등 황당한 답변이 줄을 이었다.

그만큼 우리가 사용하는 말에는 한자어가 많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준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한자어의 속뜻을 잘 알 수 있는 사전 활용을 통한 학습법이 일상화되어야 한다. 이것은 오직 교사만의 몫이 아니다. 정책당국의 깊은 고민이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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