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자녀들에게 유명한 기차는 철이와 메텔이 나오는 은하철도999였다. 80년대 메텔이 은하를 둘러싼 끝없는 여행이 막이 내리자 고도성장기의 상징물, 세계 최초의 고속철도 시스템인 꿈의 초특급 ‘신칸센’이 일본의 오랜 기간 마스코트로 활약하게 된다.
배가 아픈 한국은 이에 질세라 90년대 ktx라는 초고속열차를 운행했고 나아가 현재는 수서발 고속열차 srt도 운행 중에 있다. 어린 시절 리어카로 짐을 실어 나르는 풍경을 많이 봐온 나는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빠르게 변화하는 교통시스템이 놀랍기만 하다.
하지만 이건 놀라운 사실이 전혀 아니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미래 교통수단인 ‘하이퍼루프’가 이제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퍼루프란 2013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처음 제안한 차세대 초고속 열차 시스템으로 진공 상태의 터널 안에서 자기부상 기술을 이용해 최대 시속 1200km로 달리며 비행기보다 빠르고 KTX 보다 무려 4배 이상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또한 전기 모터와 자기 부상 기술을 결합해 에너지 효율성과 환경 친화성을 동시에 달성하며 서울-부산을 단 20분만에 주파할 수도 있다고 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해 11월 테스트베드 부지 공모를 진행했는데 새만금개발청과 전북도가 공동으로 유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최종 선정되면 2024년까지 핵심 기술 개발 및 시제 차량 제작 완료 후 2025년부터 시험 운행한다는 계획 아래 하이퍼루프가 리얼 현실이 될 수만 있다면 우리 전남에게는 얼마나 좋을까?
아직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인류의 오랜 꿈이었던 ‘순간이동’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하지만 어메이징 순간이동을 위해 피자를 시키면 콜라가 따라 오듯 천문학적인 건설 비용 문제를 동반하게 됐다. 최소 km당 15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안전성 논란 역시 여전하다. 실제로 지난 2019년엔 모형 열차 충돌 사고가 있었고 작년 12월엔 내부 압력 저하로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또 전력 공급 방식이나 소음 진동 해결책 등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하이퍼루프가 향후 교통 혁명을 이끌 핵심 기술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그것 뿐이랴. 나는 현재 전남의 엄청난 문제인 지역경제활성화, 인재등용문제, 동서갈등문제, 의대 유치 문제, 공교육 경쟁력 등 산적 해 있는 수많은 과제들이 ‘하이퍼루프’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이퍼루프는 단순히 빠른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도시 간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충분히 가지고 있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 같다.
강원도에서 내가 전남 무안에 살아있는 세발낙지를 먹고 싶은가? 땅끝 해남에서 사는 사춘기 딸래미의 마음도 달래줄 겸 잠실에 BTS콘서트를 보여주고 싶은가? 마누님 잔소리 해방을 위해 가슴 펑 뚫리게 동해 바다도 지금 바로 달려가고 싶은가?
일론머스크는 아마 빠른 속도로 일상의 편리함을 주는 것 보다 부부문제, 자녀갈등, 여러 가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하이퍼루프를 고민했는지도 모르겠다. 말이야 쉽지 그게 되겠냐라고 비웃지 말자. 대한민국은 7만달러를 넘는 초일류 명품기술과 문화를 선도하는 문명국가가 돼 세계를 주도해 나갈 것이다.
대한민국이 가진 발전하는 첨단기술과 한류문화의 저력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하이퍼루프는 시간이 경쟁력인 이 시대에 ‘기적의 시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전남이 용기를 내보자. 전남이 하이퍼루프의 퍼스트 펭귄이 되자.